라야와 마지막드래곤, 사람을 신뢰하는 것은 대단한 능력이다
안녕하세요, 꿈꾸는 전업주부입니다 :)
얼마전 아이들과 오랜만에 극장에서 영화를 봤어요.
평점이 좋더라고요.
아이들과 함께본 영화중에 드래곤 길들이기 시리즈를 가족 모두 즐겁게 본 기억도 있고요.
(이 영화는 드래곤 길들이기와는 전혀 상관없지만요 ㅋㅋㅋ)
아이들 전용극장이었는데, 어른들이 두 팀 정도 있었고, 저희가족 함께 오붓하게 영화를 봤어요.
저는 개인적으로 메시지가 강렬하게 와닿더라고요.
여러분은 다른 사람을 얼마나 신뢰하시나요?
음,,, 저는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해보았어요.
사실, 저는 이 부분이 너무나도 약한것 같아요.
예전에 어느 심리검사에서도 유난히 이런 질문들이 불편하게 느껴졌던 기억이 났어요.
저는 저 자신은 물론, 다른 사람들도 지나치게 믿지 못하는 것 같아요.
사실, 영화에서는 주인공 마야가 친구를 믿어서 소중한 것을 알려주었다가 배신당한 이후로 믿지 않게되거든요.
그런데 저는 사실, 누군가에게 크게 배신당하거나 데여본 경험도 없는데,
미리, 지레짐작, 엄청나게 사람들에게 기대하는 수준을 낮게 책정하는 것 같아요.
그래서인지, 다른 사람에게 부탁이나 먼저 연락하는 것들 굉장히 불편하고 어려워요.
하지만, 상황마다(학교나 직장 이웃 등 자주 만나는 관계) 사람들을 만나고 그 사람들과 잘 지내는 부분은 쉬워서 그동안 별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어요.
그런데, 이사를 가거나 학교 직장등을 바꾸게 되면 연락들이 스르르 끊어지더라고요.
굉장히 잘 지냈던 관계마저도 자연스럽게 스르르.
한번쯤 잘 지내나 연락해보고싶다가도 그냥 스르르 지나쳐버리고요.
학교도, 결혼도, 그리고 이사도 자주 해서 그러고보니 진득하게 꾸준히 연락하는 친구가 겨우 손에 꼽을 정도로 남더라고요.
이게 뭐 좋고 나쁘고의 문제는 아닌것 같은데, 조금은 제 성격에서 아쉬운 부분이긴 해요.
그동안 살아오면서 만난 수많은 고마운 사람들과 인연들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감사하거나 표현하지 못했던 부분들이요.
언젠가는 한번 인사드려야지, 하는 고마운 상사들도 동료들도 친구도 많은데,
그 언젠가가 언제가 되겠나 싶은거죠.
그러면서 지금 잘 지내고 있는 사람들과도 이사를가거나 물리적으로 떨어지게되면, 또 그렇게 스르르 멀어지는 관계가 될 수도 있겠구나.. 하면서 덧없어서 굳이 에너지 많이 쓸 필요 없겠다 싶기도하고, 아니지 그러니까 곁에 있을 때 더 살뜰히 대해야지, 싶기도하고요.
저에게는 사람들과의 관계라는 것이 참 평생 숙제인것 같아요.
알다가도 모르겠고,
누군가를 크게 믿어본 적이 없기에 크게 실망할 일도 없었지만,
그래도 사람을 진심으로 신뢰하고 사랑하고싶은 마음은 있는데, (아직 이게 크지는 않은가봐요)
저 자신만 봐도 뭐하나 장담을 못하겠는걸요.
상황에따라 얼마나 제가 약한지 아니까요.
그럼에도 불구하고, 조금 더 나 자신을, 조금 더 다른 사람들을 믿고 사랑하면서 살고 싶어요.
그런데, 그러다가 실망하더라도 한 번 더 믿어주고, 끝까지 믿어주는 사랑.
그런 깊은 사랑.
자신은 없지만 그래도 내 삶에서 정말 중요한 부분이다.
라는 결론을 내리게 되는 부분이죠.
이런 생각을 하게해준 이 영화에 감사한 마음이예요.
이 영화 막 재밌진 않지만, 그래도 메시지 하나 남으면 괜찮은 영화라고 저는 봐요.
(참고로 10세 여아는 무지 재밌어 했어요)